삼 년 전 어느 날, 마음에 안 드는 버릇을 고쳐 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. 도덕적으로 나쁜 짓은 아니고 나에게 당장 무슨 피해를 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. 많이는 말고 한 해에 하나씩.
재작년에는 서랍을 열고 바로 닫기로 했고, 작년에는 신발을 완전히 신은 후에야 대문을 열기로 했다. 올해는 겉옷을 입을 때 왼쪽 팔부터 끼우는 버릇을 들이자고 일찌감치 작정했다. 언제나 오른팔부터 끼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.
그래서 성공했냐면 나쁘지 않다. 하지만 완전히 고치지는 못했다. 열 번에 한 번 정도는 열어놓은 서랍을 그대로 며칠 씩 방치하거나, 신발을 질질 끌며 황급하게 현관을 나선다. 하지만 어째서인지 소매를 왼팔부터 끼우는 건 하루 만에 완벽하게 습관을 들여 버렸다. 그리하여 새롭게 잡힌 신년 목표는 이 닦으면서 만화책 안 보기다. 일단 실행은 하고 있는데 기분이 나쁘다. 그치만 안 나쁘도록 노력해야겠다. 이대로 계속 설렁설렁 닦아 버릇하다 늙어서 갈비 못 뜯게 되면 대곤란이다.
아주 오랫동안, 나의 술친구는 딱 한 명이었다. 하지만 재작년에 두 명이 되었고, 작년에는 다시 세 명이 되었다. 삶은 계속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!
그 순간에는 느끼지 못한 것을 한참 후에 비로소 깨달을 때가 있다. 몇 년 후 올해를 돌이켜 보면 전환의 해였다고 생각할 것 같다. 작년 한 해,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낸 것은 거의 없었다. 밖에서 보기에는 좌절과 지체의 한 해였다. 하지만 초조하기보다는 오히려 느긋했고, 몸도 마음도 차근차근 준비가 되어 간다는 느낌이었다.
그 느낌이 꼭 맞으리라는 법은 없다. 나는 헛다리짚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고, 자랑은 아니지만 사람 보는 눈도 지지리 없다. 하지만 바람의 방향은 분명 바뀌었고, 올해 전과 올해 후는 다른 인생이 될 것 같다. 다시 말해, 나를 제외한 세상은 이미 채비를 마쳤고 남은 것은 오직 나, 내가 헤쳐 나가기 나름이라는 얘기다. 산다는 게 늘 즐겁지는 않지만 세상이 굉장히 흥미로운 곳인 것은 분명하다.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!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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